그냥 비석? 아니에요! 문자조형물이에요!

건국대학교 학생이라면 상허문에서 상허기념도서관에 이르는 도로 양편에 세계 각국의 언어와 문자를 새긴 길게 늘어선 비석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면 이 비석들은 단순한 비석이 아니다. 우리 학교 설립자인 상허 유석창 박사의 정신을 받들고 민족을 생각하며 국제화를 지향하는 우리 대학의 면모를 표상하는 한 부분으로 세워진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이다. 지나가면서 모두 한 번쯤은 궁금했던 하지만 아무도 알아보지 않았던 세계언어문자조형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투데이건국이 직접 알아보았다.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의 시작

세계언어문자조형물 사업은 당시 상허문화재단 부설 한민족문화연구원의 류태영 원장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1988년 10월 10일 세계언어문자조형물 설치사업이 제1차 제막식을 거행하며 첫 번째 언어 조형물인 한국의 포천석으로 만든 훈민정음 비석을 세웠다. 이것을 시작으로 1994년 5월 26일까지 모두 62개의 비석을 세웠고 현재에는 70여 개 국석이 전시돼 있다. 이 비석들은 세계 각국의 문자로 비문을 새기고 각국의 암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각 국가의 외교 부서 및 행정부서와 건국대 해외 동문들에게서 기증받아 조성되었다. 각국의 조형물들은 특히 각국의 암반을 가공하여 만들어 더욱 의미가 특별하다.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의 취지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의 취지가 적혀있는 문자조형물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의 취지는 상허생명과학관 강의동 옆쪽에 위치한 취지문에서 자세히 알 수가 있다. 취지문에는 “국난 극복과 농촌개발 그리고 구료시업과 교육사업에 일생을 바치신 상허 유석창박사의 유지를 받들고 민족을 생각하며 국제화를 지향하는 우리 대학의 면모를 표상하는 한 부분으로서 이 자리에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을 세우기로한다. 전시된 석재는 세계 각국에서 기증된 자국의 암석으로 그 나라의 언어문자와 그 민족의 상징적 문구를 조각하여 상호문화교류를 영원히 기념하며 학문연구와 국제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적혀 있었다. “상허문에서 상허기념도서관에 이르는 도로를 걷게 된다면 도로의 오른편에 위치한 이 취지문을 한번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각 조형물들에는 각기 세계 여러 나라를 대표하는 문자와 여러 문자의 변천이 새겨져 있다. 1989년 개관 예정이었던 상허기념도서관을 오고 갈 학생들이 세계문자조형물을 통해 세계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세계언어문자조형물공원이 생겼다고 한다.

베를린장벽 콘크리트조각을 이용한 문자조형물

1993년 베를린 시장으로부터 기증받은 베를린장벽 콘크리트조각을 이용한 문자조형물

많은 세계언어문자조형물들 중 남다른 의미를 가진 조형물이 있었다. 바로 독일의 베를린장벽 콘크리트 조각을 이용한 문자조형물이다. 상허기념도서관 앞에 위치한 베를린장벽 문자조형물은 건국대의 게르만 민족의 통일문제에 관한 연구와 남북의 통일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1993년 베를린 시장으로부터 기증받아 설치되었다. 베를린 장벽 조형물은 전 세계 36개국 117개소에 설치되어 있으며 지구 밖 화성에도 설치되어 있다. 건국대의 베를린 장벽 조형물 역시 이 중 하나로 독일 연방정부에서 발간한 ‘세계에 흩어진 베를린 장벽’ (The Berlin Wall Around the World) 책자에 소개된 바가 있다. 이 조형물의 동판에는 건국대학교 법인 명예 이사장 유승윤 박사가 게르만 민족의 통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 미국 Pacific States University로 하여금 교섭하여 베를린 시장으로부터 기증받았고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라는 설치 배경과 의미들을 새겨놓았다.

조형물의 뒤편을 보니

비석의 뒤편에 그 의미가 적혀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두께가 30센티미터, 폭과 높이가 각각 1.5미터에 달하는 이 원석들의 무게가 무려 3톤이라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 이 많은 조형물들 중 가장 의미가 궁금했던 몇 조형물들의 뒤편을 투데이건국이 직접 알아보았습니다.

이란

산학협력관내 레스티오 앞에 위치한 이란의 문자조형물

암석: 이란의 로사티석
언어: 페르시아어
의미: 그래서 참된 예언자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움을 추구하라”라고 말했다. - 페르더시
기증자: 건국대학교 16회 동문 낙원회

스리랑카

산학협력관내 레스티오 앞에 위치한 스리랑카의 문자조형물

암석: 스리랑카 스리 야에바르데니부라 코테석
언어: 스리랑카어
의미: 사랑으로 분노를 극복하고, 선으로 악을 다스리고, 자비로 수전노를 포용하고, 진실로 거짓을 깨우치라. - 다마파다 중에서
기증자: 스리랑카 교육부

미국

생명환경과학대학 강의동 근처에 위치한 미국의 문자조형물

암석: 미국 아리조나주 그랜드 케넌의 레드 그레니트석
언어: 영어
의미: 하나님안에서 모든 일을 성취할 수 있다.
기증자: 퍼시픽 스테이츠 대학교 총장 임기엄, 부총장 크리스 뮤슨

가나

상허기념도서관 뒤편에 위치한 가나의 문자조형물

암석: 가나의 테마석
언어: 영어
의미: 자유는 선물이 아니다. 자유는 사람들이 이를 수호하고 확대시킬 때에만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다. - 게리 존 러링스
기증자: 게리 존 러링스 (가나 대통령)

폴란드

생명환경과학대학 강의동 근처에 위치한 폴란드의 문자조형물

암석: 폴란드의 그레이 그레니르석
언어: 폴란드어
의미: 정복당할지라도 굴복하지 않는 것은 승리를 의미하고 승리했지만 이미 얻은 명예에 만족하면 실패를 의미한다. - 요셉 필수드스키
기증자: 박영희 (건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러시아

산학협력관내 레스티오 앞에 위치한 러시아의 문자조형물

암석: 러시아의 그린 마이닝석
언어: 러시아어
의미: 젊은이들이여!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변화는 권력의 힘으로가 아니라, 도덕의 힘으로 생긴 것이다. - 푸쉬킨
기증자: 건국대학교 16회 동문 건우회

그리스

산학협력관내 레스티오 건너편에 위치한 그리스의 문자조형물

암석: 그리스의 티노스 그린석
언어: 그리스어
의미: 신성하고 명예로운 어떤 것들 보다도 부모나 모든 조상들보다도 조국이 먼저이고, 이를 신들이 부여한 운명과 현자들의 이성으로 입증할 수 있다. - 소크라테스
기증자: 건국대학교 21회 동문

"뒤편도 볼 수 있게 테마파크로"

“ 전 학교를 2년 동안 다니면서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냥 비석이 아니라 비석마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 보게 되네요. ” (식품유통공학과 17학번 이민균 학생)

“ 저는 비석이 왜 있는지 궁금하긴 했었는데 한 번도 찾아보지는 않았네요. 비석이 뒤편은 잘 보이지 않게 있어서 비석 뒤편에 의미가 있었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요. 비석 뒤편도 볼 수 있도록 비석 공원이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모두 비석 뒤편을 볼 수 있게요. ” (식품유통공학과 17학번 전용재 학생)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70여 개의 세계언어문자조형물을 보면서 걷다 보니 국제화를 지향하는 건국인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베를린 장벽 콘크리트 조각을 이용한 문화조형물에서는 유승윤 박사의 의지를, 백두산석을 이용한 문화조형물에서는 상허(常虛) 선생님의 의지를, 그 외의 조형물에서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건국인들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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