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오솔길을 따라 새빨간 단풍이 색동옷처럼 물들었다. 앙증맞은 다섯 손가락을 펴고 단풍잎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안녕, 나 왔어. 가을이야.” 일감호 도란이길을 따라 노오란 은행잎이 융단처럼 깔렸다. 코로나-19로 한적한 캠퍼스를 위로라도 하는 듯, 올해 단풍은 유난히 활기찬 빛깔을 뽐낸다. 단풍 사이로 고개를 들어 파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렇게 계절이 깊어간다.

불긋불긋 곱게 물든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그 안에서 얼마나 복잡한 변화가 있었을까. 머지않아 와삭하면서 바스러질 것을 알지만, 단풍은 그럴수록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미소처럼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때로 돌연히 부는 찬 바람을 맞으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거라고, 내년엔 더 원숙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건국대 가을 캠퍼스의 정취와 낭만을 카메라에 담았다. <글=홍보실 백숙영, 사진=김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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